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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운영

넥스트 고객센터 3. 엔터프라이즈 고객센터에서 계승해야 할 전통

그로우앤베터2022.03.18

넥스트 고객센터를 주제로 총 6편의 글을 연재합니다. 고객센터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고객경험을 디자인하는 핵심적인 역할로 더 높은 비전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0화 ] 프롤로그

[ 1화 ] 미션

[ 2화 ] 인하우스 운영 VS 아웃소싱

[ 3화 ] 엔터프라이즈 고객센터에서 계승해야 할 전통

[ 4화 ] KPI

[ 5화 ] 매니저가 가져야 할 리더십

넥스트 고객센터 시리즈를 통해 CX 형 고객센터의 가장 큰 목표는 ‘과거(의 고객상담)를 통해 현재(고객 경험의 pain point)를 발견하여 미래를 (시스템 또는 프로세스 개선을) 개선하는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해 드렸습니다. 이러한 ‘넥스트 고객센터’ 매니저의 리더는 어떤 목적과 사명을 가져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볼까요?


들어가며

저는 고객센터 아웃소싱이라는 비즈니스를 우리나라에서 최초에 시작한 회사에서 컨설팅, 운영 업무를 담당하다가 이후로 오랜 시간동안 다국적 기업의 인하우스 고객서비스 매니저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AI Hybrid Contact Center ( AI를 탑재한 음성봇 or 챗봇 + Human 상담사 조직) 구축 및 운영 업무를 진행하고, 이후 그로우앤베터의 천세희 대표를 만나 그로우앤베터의 파트너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고객센터]와 [스타트업의 고객센터]의 DNA에 대해 비교할 수 있었는데요. 가장 큰 차이점은 엔터프라이즈 고객센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고객만족’과 ‘안정화’인 반면에 스타트업 고객센터에서는 ‘서비스 성장’이 가장 큰 미션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엔터프라이즈 기업은 이미 ‘성인’이라면 스타트업은 ‘성장기 청소년 (또는 아동)’ 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 각 연령별로 ‘건강 관리’의 척도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고객들이 기업에 바라는 것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결국 서비스는 ‘안정’에 안주해서는 ‘고객 만족’을 실현할 수가 없습니다. 과거에 성공했던 서비스가 지금의 고객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최근 여러 분야의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이 폭풍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의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고 그들의 성공방식을 배우려는 조짐이 커져가고 있는것이겠지요.

저는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의 고객서비스, 고객센터에 너무 오랫동안 근무해왔고,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그 중 상당수가 이제는 피보팅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아티클의 주제인 ‘엔터프라이즈 고객센터로부터 계승할 점’을 쓰는데 정말 오랫동안 고민하고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이 글을, ‘고객서비스 관리 책임자로서 근무해왔던 제 커리어 중에 '고객센터 매니저로서 회사의 발전에 기여했던 순간들'에 대한 회고로 진행하려 합니다. 제 경험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고객센터 운영 방식 중에 ‘지금도 유용할’ 팁을 얻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객센터의 데일리 리포트는 회사의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록이랍니다. 



고객센터는 기업의 역사기록창고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 이라는 말이 있지요? 우리가 절대 잊지 않을 것 같은 일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속에서 휘발되고,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데요. 고객센터의 데일리 리포트는 회사의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록이랍니다.

고객센터의 기록은 정량적 통계와 정성적 통계를 모두 아우르는 가장 좋은 정보 보관 창고 역할을 합니다. 그 날 어떤 일이 있었고 그로 인해 어떤 문의가 얼만큼 많이 접수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이후 비슷한 이벤트 때 고객들이 어떤 내용으로 얼만큼 많이 반응할지 예측이 가능하지요.

저는 여러 기업의 고객서비스 팀 책임자로 근무하며, 신제품 출시나 서비스 변경을 주도하는 부서에서 과거의 유사한 사례를 통해 계획을 수립하고 스케쥴을 확정하고,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인사를 많이 받곤 했습니다. 기업에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CX적 오퍼레이션을 확립하는데, 고객센터의 리포트는 큰 자산이 됩니다.


우리는 고객의 대변인

고객센터는 기업 내에서 ‘고객을 가장 잘 아는’ 팀입니다. 고객과 이야기할 때는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지만, 사내에서는 고객의 입장에서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기 때문에, 혹자는 고객센터의 업무를 ‘통역사’라고 말하더라구요.

저 역시 조직에 근무할 때 다양한 프로젝트에 ‘통역사’로 참여하여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일조한 경험이 많은데요. 특히 한 다국적 기업의 웹사이트 개편 프로젝트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보통 다국적 기업의 웹사이트는 본사에서 정한 UI, UX 를 따라 그 안의 언어만 우리나라 버전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요. 문제는 우리나라 고객들의 웹사이트에 대한 기대 수준이 다른 나라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해외 사이트를 많이 보신 분들은 그 미묘한 차이를 아실거에요). 본사에서 지정한 UI만을 따르면 우리 고객들의 불편이 눈에 보듯 훤하더라구요. 고객들이 사이트에서 헤매면 문의 증가는 물론이거니와 매출 하락까지 예상되는 상황이었지요.

저는 우선, 우리 개발팀의 협조 하에 본사 PO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본사에서 추진 중인 사이트 개편은 우리나라의 고객들에게 편한 UI가 아니라는 점을 적극 어필하였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처음에는 ‘Global standard’라며 임의적인 customizing 은 절대 안된다는 답이 왔어요. 저는 ‘그렇다면 특정 페이지 안에서는 팝업을 띄어 고객들에게 선제적인 안내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다행히 이 요구는 수용되었습니다.

그렇게 해당 웹사이트 개편은 단행되었구요. 이후에 3개월 간의 운영 후에 저는 고객들에게 설문 조사를 시행하여 사이트 불편사항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다시 본사에 보고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구요? 다음 해에 진행된 사이트 2차 개편 때에는 제가 프로젝트 팀에 BA(Business Analyst) role로 합류해서, 초기 디자인 작업부터 개발팀과 함께 개편을 진행했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고객센터는 내부 인재 양성소

기업의 각 포지션 중에서 ‘온보딩’ 하기 가장 좋은 포지션이라면 뭐니뭐니해도 고객센터의 상담사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고객에게 설명하기 위해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고

  •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업데이트, 서비스 변경 등 각종 이벤트에 대한 고객의 반응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으며

  • 다양한 VOC를 접하며 우리의 pain point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고객 상담 경력을 가진 인재는 기업 내에서 제품/ 마케팅/ 영업 등 여러 분야에서 자신들이 가진 경험치를 활용하여 전방위로 활약할 수 있는 역량을 쌓게 됩니다.

제가 근무했던 기업들 중에서 비즈니스가 성장했던 회사들의 특징 중에는 다양한 포지션에 대한 내부 인력 전배를 적극 시행하였다는 점이 있습니다. 특히 저의 팀원이었던 고객상담사 출신들이 내부 인력 전배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였고, 저 또한 매니저로서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였습니다.

Product 팀에서 제품을 소싱하는 업무를 맡아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던 직원, 고객상담 경력을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개발하여 매장 직원을 교육하는 교육 트레이너로 활약했던 직원, 마케팅팀으로 이동하여 고객 맞춤형 각종 광고 홍보물을 제작했던 직원들 모두 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제 후배들입니다. 이들은 지금도 각 기업에서 유능한 핵심 인재로 활약하고 있고 모두 저에게 ‘고객센터에서의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라고 말합니다. 저 또한, 유능한 팀원이 타 부서로 이동하면 당장의 공백으로 애를 먹긴 했지만, [우리회사에서 고객센터는 ‘사내 대학’이고 윤현주는 교수이다] 라는 평을 지금도 자랑스럽고 보람되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내부고객 만족

고객을 직접 만나고,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포지션이기에 고객상담사의 로열티 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에 대한 이론은 매우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부 고객 뿐 아니라, 나 외의 타인은 모두 나의 고객이고 이게 바로 ‘내부고객’의 정의인데요. 고객센터 매니저의 Job Description 중에는 ‘고객상담사의 로열티 관리’ 가 매우 높은 우선순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제품이나 기술은 한 번 개선이 이루어지면 그 상태로 유지되지만, 상담사를 통한 고객서비스는 진행하는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에 한 번의 교육이나 동기부여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고객센터 매니저들은 정말 다양한 동기부여 방안을 사용하는데요. 아래는 제가 사용했던 동기 부여 방안들이었습니다.

1.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전문 지식 향상 지원

모든 직장인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자신의 역량이 발전하는 것을 바라지요. 저는 화장품 회사의 고객서비스 팀장으로 근무할때는 직원들과 ‘향장학’ 스터디를 조직해서 1년간 같이 공부했고, 보험회사의 고객서비스 센터장으로 근무할 때는 직원들에게 각종 사고에 대한 손해 배상 정도를 측정해 보험금을 결정하는 ‘손해사정사 자격증’ 취득을 적극 권장하고 독려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앞서 말씀드린 내부 전배도 한결 수월하게 진행되었고, 우리 회사의 제품 뿐 아니라 우리가 몸담고 있는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역량이 발전시켜 자신의 직무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줄 수 있었습니다.

2. 고객센터 상담사의 애사심 키우기 프로젝트

모든 사람은 세상을 바라볼 때 자기만의 안경을 끼고 본다고 하지요?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다보면 빠지기 쉬운 딜레마 중의 하나가 ‘우리 고객은 다 불만투성이야’라는 점이랍니다. 아무래도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족하며 불편없이 이용하는 사람들은 고객센터로 문의할 일이 없기 때문이지요.

하루종일 불만고객을 상대하다보면, 우리 제품은 형편없고 헛점투성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기 마련인데요. 저는 그래서 홍보팀과 함께 ‘우리 고객의 만족 후기’를 적극 수집하였습니다. 우리 제품을 이용해서 좋은 경험을 가진 고객들의 후기에 대해 약간의 credit 을 제공하고, 홍보팀에서는 이를 PR 에 활용하고, 저는 고객센터 곳곳에 (특히 화장실 벽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이 만족 후기를 게시하였습니다. 불만상담만 하던 직원들이 이 만족 후기를 보며 위로를 받고 땅으로 꺼져가던 애사심도 다시 끌어올려, 다음 고객과 상담할 때 마음을 가다음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제가 말씀드린 사례들은 저 뿐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기업에서 고객서비스팀을 운영하는 관리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사례들입니다. 성장하는 스타트업 CX팀에서도 충분히 활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들이지요. 앞서 엔터프라이즈 고객센터가 많이 변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쓰다 보니 , 온고지신 -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앎(발전시킴) – 이라는 옛 문구가 떠오르네요.

엔터프라이즈도 스타트업의 역동성을 배우고, 스타트업도 엔터프라이즈의 다년간 경험을 수용하여,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유지하고 나아가 발전시키는 기업의 ‘핵심부서’로써 넥스트 고객센터로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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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고객 관리고객 상담스타트업시스템커뮤니케이션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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