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 책은 많은 직장인들을 위한 진로 가이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 생활이 어차피 거기서 거기인,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연줄이고, 능력보다는 아부가 열정보다는 요령이 필요한 사회 생활에서 진짜 내가 원하는, 매 순간 자신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삶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회사 생활의 꽃이 임원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럼 나는 직장인으로서 어떤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야할까요? 나의 역량은 어디까지 일까요? 자 먼저 3개의 질문을 드릴께요.
당신에게 지금 시대는 어떻게 다가오고 있나요?
당신에게 직장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당신에게 C란 무엇이고, 당신만의 C의 유전자는 무엇인가요?
‘직장’이라는 현실에서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C의 유전자’를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럼 C의 유전자는 무엇일까요? CEO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지 오래되었고, CMO, CFO, CTO 등 다른 직함들도 익숙하게 들립니다.
C의 유전자란?
개인은 시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마다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 있고 그 모습이 대게는 ‘꿈’이나 ‘목표’같은 단어로 표현됩니다. 그러나 원하는 삶의 모습을 완성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바로 ‘개인의 노력’과 ‘그 노력을 인정해 주는 시대’라고요. 이 두 개가 톱니바퀴처럼 딱 맞물려 타이밍 좋게 모든 운이 작용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시대에 관한 것인데요. 우리에게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이 ‘시대’를 주의 깊게 관찰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도 이런 시대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지금 나는 어떤 위치와 어떤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우리가 일하는 환경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죠. 선배이자 사수였던 상사로 묶여 표현되던 다양한 직급이 직장 내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을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직급을 하나둘 없앤지 오래입니다.
삼성은 직원 간 호칭을 ’00님’으로 바꾸는 동시에 직급 체계부터 회의 및 회식 문화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바꿨죠. SK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차례로 승진하는 정기 승진제도를 없애고 ‘인사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연차와 상관없이 마일리지 누적에 따라 승급이 되도록 체계를 바꿨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직급을 축소하고 팀장 또는 PM(Project manager) 등의 직책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구성하고 있죠.
자 이렇게 변화하는 조직에서 단순히 직급을 없애는 현상에 대해 “이제 상사를 ‘00님’ 혹은 영어 이름으로 불러도 되니 좋다”는 단순한 사고나 직장 내 평등한 소통 문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수준에서 이해하면 안 된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이 변화의 이면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시대적 변화가 있다는 걸 눈치채야 한다고요!
예일대학교 로스쿨 교수 대니얼 마코비츠는 “세상은 이미 ‘유능한 엘리트’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즉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계급주의에서 능력주의로 변화하고 있고, 그 능력이 부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었다고요.
자! 이제부터 중요합니다. 이렇게 ‘능력’이 강조되면서 능력을 부로 치환할 수 있는 사람들! 이들이 새로운 엘리트층으로 부상합니다. 그리고 유능한 엘리트의 시대에는 과거처럼 중간관리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대, 중간관리자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일을 총괄하고, 기획하고, 운영하는 소수의 디렉터 Director와 디렉터가 결정하고 지시한 일을 수행하는 오퍼레이터 Operator로 나뉘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하죠.
자 이제 눈치채셨을까요? 그 C의 유전자란 바로 이 유능한 엘리트인 디렉터 Director안에 있다는걸요?
사라지는 중간관리자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의 계급, 즉 직급이죠. 이 직급이 사라지는 이유는 언제나 그렇듯 기업의 존재 목적에 있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고 직급 체계를 갖춰 여러 중간관리자를 두는 기존의 구조보다 소수의 유능한 엘리트와 다수의 오퍼레이터가 있는 게 훨씬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죠.
그렇다면 ‘유능한 엘리트’란 과연 누구를 말하는 걸까요?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기업은 이들을 ‘C레벨’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익숙한 C레벨은 CEO일 거예요. 그다음 CFO, CTO 등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러나 모든 기업에 동일한 C레벨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렇다면 C레벨은 과거의 임원과 어떻게 다를까요?
아직까지 국내에는 C레벨의 이름을 달고 임원의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엄밀하게는 C레벨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특정한 제왕적 오너나 경영자에 의해 결정되는 조직 안에 있는 C레벨이라면 ‘C레벨’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이자 권한인 ‘의사결정권’이 없기 때문이죠. 기업의 목표나 방향, 사업의 정체성에 따라 C레벨은 얼마든지 기업의 형태에 다양하게 생겨나거나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C레벨’이 되라는 건 단순히 직함을 높이라는 말이 아니에요. ‘C레벨’로 갈 수 있는 ‘C의 유전자’를 자신의 역량과 가능성을 찾아 최고의 수준까지 끌어올리라는 거죠!
그럼, C레벨로 가기 위해 지금 어떤 노력을 하면 될까요?
임원과 C레벨의 가장 큰 차이는 앞서 언급했지만,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일원수직구조 하에서 임원은 최종 의사결정권이 없죠. 그들도 결국은 ‘대표’라는 상사가 있는 상위의 중간관리자에 불과한 것입니다.
하지만 ‘C레벨’은 관리자가 아닌 ‘의사졀정권자’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C레벨은 이미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죠. C레벨이라는 완전히 다른 영역에 도달하려면 한 걸음씩 올라가는 게 아니라 전에 없던 새로운 관점과 방식으로 필요한 역량을 개발해야 합니다. 내 안에 있는 C의 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한 두 가지를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나에게 무엇을 리스크로 정의할 것이가?
그 리스크를 어떤 방식으로 초월할 것인가?
실례로 국내 모 항공사의 기업 리스크를 담당했던 한 임원은 그의 주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던 시기에 다른 기업의 많은 러브콜을 받기도 합니다. 본인에게도 적용되는 위기였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서 보여준 리스크 관리 역량이 돋보이게 된 거죠. 아시겠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는 건 쉽지 않고, 그 능력이 저절로 생겨나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 C레벨이 될 수 있도록 C의 유전자를 개발해야 하죠.
저자는 그 핵심 특징을 코어 어빌리티 Core ability라고 합니다. 한 업무 분야에서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은 곧 최종 책임자에게 그 일에 대한 주도성이 있다는 것이고, 그게 C레벨이 가지는 핵심 유전자인 ‘코어 어빌리티 Core ability’라고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C레벨이 갖춰야 하는 능력과 기업이 원하는 C레벨을 알아볼까요? 먼저 요즘 기업에 있는 C레벨들을 한번 살펴볼게요.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경영책임자
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책임자
CSO(Chief Strategy Officer): 최고전략책임자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마케팅책임자
CHRO or CHO(Chief Human Resources Officer): 최고인사책임자
CKO(Chief Knowledgo Officer): 최고지식책임자
CVO(Chief Vision Officer): 최고비전책임자
CPO(Chief People Officer): 최고인력관리책임자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 최고홍보책임자
CCO(Chief Customer Officer): 최고고객책임자
CGO(Chief Green Officer): 최고기업환경책임자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최고정보책임자
CLO(Chief Legal Officer): 최고법률책임자
CRO(Chief Risk Officer): 최고위기관리책임자
CSO(Chief Security Officer): 최고안전책임자
CDO(Chief Distribution Officer): 최고유통책임자
CDO(Chief Digtal Officer): 최고디지털책임자
CPO(Chief Production Officer): 생산부문최고책임자
CPO(Chief Procurement Officer): 최고조달책임자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창의성책임자
CPO(Chief Patent Officer): 최고특허책임자
CSO(Chief Sales Officer): 최고영업책임자
CBO(Chief Business Officer): 최고신규사업개발책임자
CDO(Chief Design Officer): 최고디자인책임자
CGO(Chief Growth Officer): 최고성장책임자
CInO(Chief Innovation Officer): 최고혁신책임자
CQO(Chief Quality Officer): 최고품질책임자
정말 다양하죠. 그 직무의 최고 의사결정자! 그게 바로 C레벨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셨나요?
C레벨은 최종적인 책임자이자 곧 주도적으로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C레벨의 진정한 존재 가치는 미래에 있습니다. 기업은 미래에 얼마나 큰 성과를 내고, 높은 가치를 창출해낼지를 기대하며 C레벨을 영입하기 때문이죠.
C레벨의 조건을 조금 더 살펴볼까요?
C레벨은 언제든지 CEO가 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진심으로 회사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사람, 자기 자신의 영예에 얽매이지 않고 회사와 조직을 위해 분명한 가치와 성과를 만드는 사람, 회사와 직원들 사이의 균형이 유지된다는 전제로 공동체 입장에서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고 전파할 줄 아는 사람, 문제만 제시하지 않고 그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솔선수범형 사람, 정직한 사람, 조직원들에게 기회를 나눠 주며 성장시킬 줄 아는 사람, 자신의 실력을 기반으로 혁신을 실천하려는 사람(실패에 대한 책임에도 두려움이 없는 사람)으로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합니다. (큰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추가로 C레벨이 갖춰야 할 역량을 6가지로 정리했는데요.
역량(Capacity): 주로 변화 대응 탄력성
변화 민첩성(Change agility): 변화에 대한 민첩성
협력(Collaboration): 여러 관점을 통합하는 능력
연결(Connection): 공감 능력
선택(Choice): 훌륭한 의사결정 능력
창의성(Creativity): 틀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능력
위의 요소들을 하루아침에 갖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진정한 C레벨은 '진심'과 '믿음'을 기반으로 각자의 C의 유전자 발견하고 경험과 훈련을 통해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저자는 마지막까지 강조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노트
C의 유전자의 C란 Chief, 즉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결국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남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능동적으로 나의 능력을 개발하여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하죠.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만 개인이 주도적으로 온전히 홀로 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C레벨이 되면 인생을 복리로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C레벨이 된다고 사생활을 포기하고 밤을 새워가며 일에 매몰되어 살지 않는다고요. 오히려 성과를 증명하면 되었기에 이전보다 더 많은 개인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 시간들로 C의 유전자를 더 개발하면 '나'라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하죠. 어느 시기에 퇴사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이자 조기 퇴직으로 파이어족을 꿈꾸는 직장인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분야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되고 나의 직무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C의 유전자를 개발하는 게 어쩌면 파이어족 되기를 꿈꾸는 것보다 조금 더 가깝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