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ANEW VC 파트너
전) 세마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VC 부문 대표
전) 네오위즈 인터넷 대표 이사
전) 크레이지피쉬, 아이네트 창업자
최근 엔씨소프트에서 NFT 적용 신작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발표와 함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었죠. 이와 같이 게임업계에서도 NFT 사업전략이 핵심적인 사업 밸류에이션 지표로 들어서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ANEW VC 파트너이자 그로우앤베터의 프로페셔널 리더인 허진호 님의 기고문을 통해 NFT의 가치와 미래 가능성에 대해 전망해 보고자 합니다. NFT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고,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면 이번 아티클을 놓치지 마세요!
며칠 전 게임 아이템을 NFT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만으로 엔씨소프트 주가가 상한가를 친 적이 있다. 이는 이제 NFT라는 신문물이 그만큼 우리 주위에 가까이 왔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2017년 Crypto Kitties라는 포켓몬을 닮은 게임이 NFT라는 생전 처음 듣는 개념을 가지고 세상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앞으로 이러한 게임이 많이 나올 수는 있겠다'라는 생각을 들기는 하였지만, 3년여의 '크립토 겨울'을 지나면서 어느덧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간 NFT라는 개념이 다시 세상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 Beeple이라 불리는 디지털 예술가가 디지털 이미지들을 모아서 만든 작품이 크리스티에서 6천9백만 달러에 경매가 이루어지면서부터이다.
그 과정에서 '17년 발표된 Crypto Punk가 금년 들어 새롭게 주목받으며 다양한 파생 프로젝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적으로 블록체인에서만 존재하고 활용되는 NFT로서도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면서, BAYC Loot 같은 (외견상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고유의 새로운 모델과 영역을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CryptoPunks, Beeple, BAYC, Loot로 이어지는 일련의 크립토 아트 프로젝트들을 1세대 NFT 프로젝트라고 부른다면, 2세대 NFT 프로젝트는 Crypto Kitties의 뒤를 잇는 Axie Infinity 게임이 금년 중반 급작스럽게 성장하면서부터이다.
'17년 Crypto Kitties을 보고 그 가능성을 보고 팀이 모여 만들기 시작한 Axie Infinity 게임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 잠재력을 축적해 오다가, 금년 Crypto Art부터 시작된 NFT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는 시기, 마침 금년 4월 Ronin L2 블록체인 및 DEX 런칭을 통하여, 이더리움 기반 게임으로서 일반인이 게임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UX 허들을 해결하고, 여기에 Axie Infinity에서 scholar 프로그램을 통해 자산 소유자와 제3세계의 수많은 (저임금) 노동자의 시간을 연결해 주는 방식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YGG라는 게임 길드 커뮤니티가 (필리핀, 베네주엘라 등의) 제3세계 사용자로의 급속한 확산을 가능하게 하여, 여러 가지 요소가 때마침 잘 맞아떨어지면서 perfect storm 환경이 만들어져서 아래 그래프에서 보이는 성장을 불과 몇 개월 만에 만들었다.
데이터 : www.axieworld.com/en/economics/charts?chart=volume
NFT 기술이 게임 시장에 적용되는 것은 기존 예술작품 시장에서보다 훨씬 큰, 그리고 우리 피부에 직접 와닿는 변화를 만들 것이다.
예술 작품 시장 규모를 보면, 전 세계의 예술품 자산 규모는 모두 1.8조 달러 (약 2,000조) 규모에 달하지만 (비교하자면, 전 세계 금 총량은 약 8조 달러, 한국의 GDP 규모가 약 1.7조 달러), 연간 예술품 거래 시장 규모는 50조 규모로서, 연간 한국만 20조, 중국 40조, 전 세계 160조에 달하는 게임 시장에 비하면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특히, 지금까지 MMORPG와 같은 온라인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에 관한 게이머와 게임 회사 간의 논쟁, 게임 아이템 거래를 위한 지하 시장 등을 고려하면, NFT 기술을 통하여 게임 내 자산 (캐릭터, 아이템 등)에 대한 소유권이 게이머에게 넘어오게 되면 얼마나 더 큰 파생 효과가 생기고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지 추정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하는 메타버스 시장은 기본적으로 NFT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몇 십 년간 게임,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 만들어질 가능성,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상상력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능성이, 'NFT 계획' 소식만으로도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게 된 배경이라고 본다.
게임, 메타버스가 NFT 기술이 적용되는 두 번째 큰 영역이라고 보면, (DAO, custody 등을 포함해서 아직 너무 많은 제도적 제약과 불확실성이 있지만) 부동산과 같은 실제 자산이 NFT를 통해 디지털 자산으로 표현되고 이 디지털 자산이 De-Fi, DAO 등의 Web3 기술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만들어 가면, 이것에 NFT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세 번째 큰 영역이 되고 그 규모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현재 글로벌 부동산 자산 약 300조 달러 (30경), 국내 부동산 자산 약 11조 달러 (1.3경)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부동산 시장이 디지털 자산화되었을때 이 자산 및 자산 재구성에 의한 만들어질 수 있는 금융 상품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것이다.
전 세계 GDP가 약 70조 달러, 전 세계 은행 자산 규모 약 100조 달러인데 반해, 파생 상품 자산 가치 약 30조 달러 기반으로 만들어진 파생상품 시장 규모는 650조 달러에 달한다. 즉, 기반 자산 규모 대비 (자산의 조합, 결합에 의하여 만들어질 수 있는) 파생상품 규모는 그 수십배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러한 금융 공학은 결과적으로 극단적인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이 과정에 대한 가치 판단, 사회적 불평등의 제어할 수 있는 제도 등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무비판적으로 받아 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stablecoin, CDBC 기술을 통한 화폐 제도 자체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도 포함해서)
NFT 기반 디지털 아트가 사람들의 이목을 많이 사로잡았지만, 그 분야는 NFT를 통해 가능해지는 무한한 가능성의 아주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