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업로드 되는 2월은 인센티브와 승진과 같은 이슈가 많이 발생하는 시즌입니다. 여러분의 작년 성과는 어떠셨나요? 생각보다 낮은 등급에 실망하시거나, 이참에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 열심히 한 만큼 좋은 평가를 얻어 기쁘신 분들도 계실겁니다.
성과평가에 대한 불만은 대부분 '소통의 부재'에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연초에 공지한 평가 방법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가 내려지거나 프로젝트 실행 도중 바뀐 작업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성과평가 또한, 사람과 사람간의 일이기 때문에 서로의 상황을 모른채 진행하게 되면 모두가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낳기 마련이죠. 그렇다면, 조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성과평가를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 해야 할까요?
오늘은 HR 서비스 '클랩'을 운영하고 있는 '디웨일'의 구자욱 대표님과 함께 HR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와 성과평가가 비즈니스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과평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눠줄 (주)디웨일의 구자욱 대표
1. 구독자들에게 짧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클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디웨일의 대표, 구자욱입니다.
저는 대기업에서 14년 정도 근무하다가 2018년부터 두 번 정도 창업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씬에 오게 된 지는 6년 정도 되었네요.
2. HR 서비스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여 창업하게 되셨나요?
저는 삼성에서 사내 벤처 대표를 꽤 오래 했습니다. 그때도 B2B SaaS를 했는데, 그러다 보니 많은 인력의 조직관리를 담당하며 HR과도 많은 협업을 했었어요.
이 과정에서 해외 쪽에서는 인사 체계와 성과 관리 같은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는 데 반해, 국내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은 혁신이 없고, 대기업은 체계는 있지만 노후화가 되어 있었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한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흥미롭네요! 해외에서는 어떤 혁신이 일어나고 있나요?
한국의 기업은 일반적으로 연초에 목표를 세우고 다시 연말에 평가하는 형태로 성과 관리를 합니다. 이것이 아주 대표적이고,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평가 제도를 도입하죠.
하지만 업무를 하다 보면 세워둔 목표가 달라지기도 하고 내용이 변경되기도 하는데, 연말에 기존의 목표로 평가하는 것은 이질적이고 현실에 동떨어진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해외의 IT기업, 특히 실리콘밸리의 기업들 같은 경우에는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 두고 굉장히 짧은 텀으로 체크업하는 형태의 성과 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걸 매주 하는 곳도 있고, 월마다 하는 회사도 있죠.
이처럼 해외의 경우 못해도 분기에 한 번씩은 체크업을 하면서면서 목표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목표가 적절하지 않은지, 또는 목표를 이미 달성해서 더 높은 목표로 전환해야 하는지 같은 부분을 굉장히 유연한 방식으로 상시 확인하는 성과 관리 방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국내와는 사뭇 다르죠.
클랩은 고객의 불편함을 찾아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4. HR 서비스를 찾는 고객들의 주요 페인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저희 클랩은 HR SaaS 서비스입니다. 주로 성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어요. HR의 경우 크게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뽑는 채용과, 이런 인재가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영역이 있는데 저희는 후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즉, 회사가 가지고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크게는 성과 평가를 편리하게 하는 방법, 목표 관리를 하는 방법, 그리고 지속적인 1 on 1 미팅하는 방법, 이렇게 3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클랩의 고객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페인포인트는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번째는 아직 HR제도가 자리잡기 전에 어떻게 하면 편리하고 가볍게 성과 제도를 정착시킬것인가? 두번째로 이미 성과 제도가 있다면, 자신들이 원하는 제도를 어떻게 최적화 시키고 리소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그리고 이런 페인포인트를 클랩 서비스를 통해 개선시키고 싶어 하시죠. 저희도 이런 점을 특히 주목해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HR 담당자들이 가장 바쁠 시즌, 클랩의 맴버들도 누구보다 파이팅 하고 있었습니다.
5. 지금이 HR 담당자들이 가장 바쁜 시기일 것 같은데요. 실제로 그런가요?
HR 담당자들은 2월, 6월, 12월에 가장 바쁩니다.(웃음)
지금 이맘때, 그러니까 연초에는 작년을 회고하고 성과 평가를 마무리하는 기간이라 바쁠 수 밖에 없어요. 6월 전후로는 반기 동안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중간 평가나 목표 관리를 하고 연말에는 다시 목표를 세팅하기 때문에 1년 중 이렇게 3번 매우 바쁜 시즌이 있습니다.
6. 클랩 서비스는 어떤 시즌에 가장 큰 도움이 될까요?
클랩은 상시 성과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기간에도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어요. 평소에도 계속 1 on 1 미팅을 하고, 목표 관리를 하면서 평가를 짧은 텀으로 가져가실 수 있도록 돕고 있죠.
7.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선, 비즈니스에서 ‘성과평가’란 어떤 의미인가요?
비즈니스 내에서 성과 평가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명확한 방향성의 분기점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열심히 노력해서 기말고사, 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하죠. 이런 평가가 없다면 대학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처럼 평가는 등급을 매긴다는 의미보다는 지속해서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평가라는 결과 보다는 과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영역인 것이죠.
두 번째로 평가제도에 따라 업무 방식이 달라지게 됩니다. 평가에서 무엇을 평가할 것인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따라 목표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나오게 되죠. 여기서 어떻게 지속해서 업무할 것인지가 나타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8. 평가 제도에도 종류가 있을까요?
사실 성과 관리 제도란 회사마다 모두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각 회사마다 목표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일반적인 내용으로 설명드리자면, 스스로를 평가하는 ‘본인 평가’와 동료들이 바라보는 ‘동료 평가’가 있습니다. 또한 본인의 리더가 평가하는 ‘하향 평가’가 있고 본인이 리더를 평가하는 ‘상향 평가’도 존재하죠.
이 외에도 본인의 스킬을 평가하는 ‘역량 평가’와 달성 목표를 확인하는 ‘업적 평가’가 있습니다. 업적 평가의 경우 ‘정량 평가’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평가라는 행위는 대표가 구성원들의 이름이 가물가물해질 때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 주로 어떤 지표를 통해 내부 성과를 측정하게 되나요?
이건 정말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회사마다 정말 다르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 맞는 성과 평가를 찾고, 제대로 도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 보통 스타트업은 언제부터 ‘성과 평가 제도’를 도입하게 되나요?
정말 많은 스타트업들이 고민하는 문제인데요. 저는 ‘평가’라는 행위는 대표가 구성원들의 이름이 가물가물해질 때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농담처럼 들리시겠지만, 사실 정말 핵심적인 이야기예요. 인원이 적을 때는 대표가 모든 인원을 잘 바라볼 수 있고 목표에 멀어지고 있는지,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죠.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기 시작하고 입/퇴사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대표도 점점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주로 25~30명 정도의 인원이 되었을 때부터 많이들 평가 제도를 도입하곤 하죠.
한마디로 대표가 회의에 들어갔을 때, ‘이 사람이 무슨 일을 하더라?’라는 생각이 들 때부터 도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5~10명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도 빠르게, 좋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 1on1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기도 합니다.
11. 숫자로 표시되지 않는 것 중에서도 성과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요소들이 있을까요?
이것도 회사마다 너무 다릅니다.
하지만 ‘역량 평가’의 경우는 모든 회사가 동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년 차 서버 개발자가 가져야 할 역량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공통화할 수 있을 테니까요. 어떤 언어를 얼마나 다룰 수 있어야 하고, 몇천 명 단위의 서버 모델링을 할 수 있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역량을 레벨링하는 방식으로요.
이건 경영진의 성향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합니다. 결국 대표의 성향이 회사의 핵심 가치와 연결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강조하는 대표라면 소통에 문제가 있는 직원에게 좋은 평가를 줄 수 없겠죠. 근면 성실을 중요시하는 대표라면, 지각 횟수를 평가 항목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정말 회사마다 달라서 정의하는 것이 불가능하네요.
12. 모두가 만족하는 평가나 보상은 있을 수 없겠죠. 하지만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평가 제도 전략을 짜야 할까요?
우선은 평가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평가의 목적은 직원들에게 적합한 보상을 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회사와 개인의 성장이 목적일 수도 있죠. ‘우리는 왜 평가 제도를 도입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시고 이에 맞춰서 제도를 세팅하면 구성원들도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가 항목을 미리 공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실적이 중요한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평가 항목을 살펴보니 실적의 중요도가 전체의 20%도 차지하지 못했고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했다면 불만족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겠죠. 수능에서 국영수가 몇 퍼센트씩 차지하는지 미리 공유하는 것처럼 충분한 소통을 통해 평가 항목을 공유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결국, ‘왜?’에 대한 질문을 하고 이에 따른 평가의 항목이나 목표, 업무에 대한 내용을 계속 1on1을 통해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13. 평가 제도를 운영할 때, 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무엇일까요?
이건 위에 설명드린 내용들로 충분히 답변이 될 것 같네요. 정리를 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평가 내용을 미리 공유하지 않는 것
많은 대표님, HR 담당자분들이 연말이 되어서야 평가 항목을 상세히 공유하거나 퍼센트를 미리 정확하게 알리지 않아 혼란을 만드는 실수를 가장 많이 하십니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역량 점수가 포함된다거나 하면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죠.
2. 회사의 방향과 평가 항목의 불일치
이 또한 회사가 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를 공유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분명 회사의 목표를 실적을 올리는 것인데 뜬금없이 인성 평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대내외적으로 실패해도 괜찮은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막상 성과 평가에 실패에 대한 문책이 들어있다면? 당연히 구성원은 신뢰를 잃게 되겠죠.
생각해 보면 이건 비즈니스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기 때문에 모두가 어느 정도는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평가 제도는 이렇게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을 잘 정리해서 명문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14. 마지막으로 대표님의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HR은 정말 어려운 영역 중 하나입니다. 아마 많은 담당자분이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고민을 하면서 업무를 하고 있으실 거예요.
저와 클랩의 목표는 이런 어려운 영역을 쉽고 편하게, 적은 시간과 리소스를 들여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HR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한국에서 HR 담당자는 대표의 오른팔, 로열티만 요구하는 직군으로 여겨지곤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직무들보다 전문성이 없다는 편견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HR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문성 있는 영역이고 무작정 대표의 니즈를 맞추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이런 생각에 동참하는 담당자분들과 현장에서 같이 뛰는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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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ed by 효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