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서비스에 차별화를 더하고 사용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가 있죠. 바로 "사용자 경험(UX)"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이 경쟁자들과 새로운 시장 진입 장벽을 극복해야 하는 도전적인 시기를 겪을 때, UX의 개선은 프로덕트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곤 하죠.
하지만 이렇게 UX가 모든 직무와 업무에 직접 연결되어 있는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UX를 단순히 디자인의 영역에서만 생각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UX를 어떻게 이해하고 개선시켜야 할까요?
오늘은 홍석희 리더와 함께 최적의 UX 개선 타이밍과 점검 해야 할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The B의 CEO, 홍석희 리더*
1.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홍석희입니다. 저는 스타트업에서 약 10년간 프로덕트를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미국에서 iOS 앱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UX 디자인, 프로덕트 매니저, IR 등의 직무를 경험했죠.
현재는 영어 학습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회사의 IT 프로덕트를 컨설팅하는 일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도메인의 사업을 배우고 싶어 스타트업 초기 투자 및 엑셀러레이팅을 해왔습니다. 현재까지 패션, 전통주 F&B, 물류, 라이브커머스 등의 기업에 주주로 참여하였습니다. (대부분 시드~시리즈A 단계의 기업들입니다)
2. 개발자, 디자이너, 그리고 프로덕트 관리자까지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셨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자리까지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iOS 앱 개발자로 미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광고 에이전시에 다니고 있었는데, 당시 회사에는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경계가 크게 뚜렷 하진 않았죠. 그때, 우연하게 UX 디자이너로 일할 기회가 주어졌고 그렇게 디자이너로 직무 전환을 하게 되었어요.
이 시기에, 프로덕트를 만들 때 사용자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보는 방법과 리서치하는 방법 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미국에서 창업을 시도했고 완전히 말아먹게 되었죠. (웃음) 저의 부족한 점을 알게 되고 성장하는 회사에 가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에와서는 콘서트 비즈니스를 하는 스타트업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로 공연의 수요를 검증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었죠.
이곳에서 스타트업이 투자도 받고 짧은 시간 안에 100명이 넘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사용자도 글로벌로 200만명까지 늘었죠.
그 이후 팀이 성장하면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저의 업무도 확장되고, IR 투자도 진행해 보았습니다. 현재는 제 회사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직무를 경험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초기 스타트업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미국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이 있으신데, 미국의 스타트업과 한국의 스타트업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문화 자체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더 수직적인 부분도 있구요. 하지만 시장은 차이가 있었는데요. 확실히 미국에서는 확장하는 규모가 굉장히 커서 한번 마켓핏을 맞추게 되면 정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더라고요. 경쟁도 치열하지만 조금 더 기회의 폭이 넓다고 해야 할까요?
이건 한국의 시장이 작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은 시장 점유율이 높아도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보게 되거든요. 미국에 비해 규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스타트업이 빠르게 치고나갈 때 늘 장애물들이 존재하지만 한국에서의 그 벽이 미국에 비해 견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4. UX 디자인을 잘하는 것과 설계를 잘하는 것은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설계는 보통 서비스를 잘 구성하고 구조화하고 안정성, 그리고 확장성을 고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UX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어 더 편하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데 중심을 두는 작업이죠. 그렇기 때문에 설계와 디자인은 교집합이 있으면서도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도 합니다. 특히,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둘의 교집합은 더욱 커지게 되죠.
서비스나 제품이 초기일수록 좀 더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고객이 들어와 바로 나가지 않도록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을 설치하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하죠.
하지만 사용자가 많아지고 복잡도가 높아지면 구조의 안정성도 함께 중요해집니다. 오류없이 빠르게 테스크를 처리할 수 있고 매끄러운 인터랙션을 가지는 것도 사용자 경험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5. UX를 리빌딩 하기 위한 최선의 시점은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로 지금이죠. (웃음)
리빌딩의 의미는 다시 만드는 것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는 것도 포함되거든요. 모든 것을 깨부수고 새롭게 다시 만들어 낸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부담스럽겠지만, 꼭 그것만이 리빌딩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 제품이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 사용자 경험을 점검하고 우선순위를 세워보는 과정을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6. UX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점검해야 할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뻔한 대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부분들을 3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문제가 제대로 정의 되어 있는지, 우리가 발견한 문제 지점과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뾰족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가치들이 우리의 고객들이 원하고 있는지, 페인 포인트가 명확한지를 체크해 봐야 하죠.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고객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소구점에 반응하는지 함께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유즈 케이스(요구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자 입장에서 정리한 시나리오)를 통해 유입의 의도를 파악하고, 우리 유저들이 어디에 모여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이 과정에 포함되죠.
두 번째로 리텐션 되는 집단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서비스나 제품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면, 이상하게 계속 되돌아오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게 됩니다. 꾸준한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오늘 들어온 사람이 내일도 들어오고 일주일 뒤에도 들어오고, 한 달 뒤에도 들어오는 재방문 혹은 재구매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고객 집단의 특징을 알아내는 것이 제품 성장의 핵심이 되기 때문에 꼭 살펴봐야할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의 전체 여정에서 어떤 지점에 아하 모먼트를 주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이 끊어지는 부분이 있는지 점검해야 하죠.
제가 컨설팅을 하다 보면 스크린 단위로 개발하거나, 그때그때 필요한 개발을 하다 보니 전체적인 맥락이 끊어져 있는 부분들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사용자의 경험 흐름을 이어지게 만드는 데 방해 요소가 되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이 있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7. 개발, PM, 디자인에 모두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UX에 대한 각 직무별 입장이 어떻게 달라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제품을 만드는 팀에 속해 있는 팀원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설을 검증하고 지표를 돌려보는 이 모든 과정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가 계속 높아져야 하고, 비즈니스도 함께 성장해야 하잖아요? 이 두 가지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지는 지점을 찾고 모든 구성원이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팀원들과 자주 싱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지표를 변화를 공유할 수도 있고, 우리가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합의하는 것도 좋겠죠. 목표가 되는 지점을 모든 팀원이 함께 바라보면서 일하게 될 때 제품 개선의 속도도 빨라지고 그만큼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직무별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달라서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터는 유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개발자는 안정성을 생각하기 때문에 협의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죠.
하지만 이런 소모전은 확실한 목표 지점이 있다면 쉽게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목표 지점이 자주 바뀌거나 명확하지 않아서 다툼이 계속되곤 하죠. 이런 목표와 현재 상태에 대해 구성원들간 계속 싱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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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번 ‘UX 리빌딩’ 프로그램을 통해 수강생은 어떤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을까요?
저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덕트를 전체적으로 점검해보고,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면 지표가 성장할지 실험 아이디어를 가득 들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품, 서비스에서는 어떤 아하모먼트를 언제 제공할까, 그것을 단축시기거나 더 강렬한 경험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적용해보면 좋을지 알아내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9. 수강생분들, 그리고 커리어에 진심인 그로우앤베터의 많은 프로님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3가지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1. 꼭 필요한 만큼의 리서치 (에리카 홀)
리서치를 실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공수가 많이 드는 일이라서 우선순위가 밀리는 경우가 자주 있죠. 이 책에서는 사용자를 만나고 리서치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얻을 수 있고 ‘이 정도는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 2.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알베르토 사보이아)
많은 제 주변 지인들이나 CEO분들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 책을 봤다면 실패의 경험을 줄일 수 있었을 거라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비즈니스 가설 검증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잘 나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3. 그로스 해킹 (양승화)
마지막으로는 양승화 님이 쓰신 <그로스 해킹>이라는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사람이 데이터 보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로스 해킹과 데이터에 대한 책들이 번역 투인 경우가 많아서 쉽게 읽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한국어로 쓰인 책 중에 가볍게 읽히면서도 실무적인 부분들도 배울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10. 일하는 것만큼 노는 것도 정말 중요하죠! 리더님은 평소에 뭘 하고 노시나요?
사실 최근 몇 년간은 잘 놀지 못했습니다. (웃음) 원래는 여행이나 공연을 보면서 휴식을 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운동에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가 힘들면 운동을 하면서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곤 하죠. 운동이 사업보다 훨씬 힘들거든요.
11. 마지막으로, 리더님의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엑셀러레이팅을 더 잘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패션, 전통주, 부동산 등 여러 회사에 다니며 투자해 왔는데요, 회사에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통해 도움을 드리는 과정이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해당 사업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구요.
그래서 앞으로 100곳 이상의 회사에 투자나 엑셀레이팅을 해보고 문제 해결 전문가들의 크루를 만들어 다양한 회사들을 성장시키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 혹시, 지금 우리 회사에 UX 리빌딩이 필요하다면? 👇
Interviewed by 효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