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디스콰이엇 박현솔 대표는 디스콰이엇이 시드 투자를 받기 전까지 어떻게 커뮤니티를 구축했는지, 제품을 대중에게 공유하며 구축하는 것은 어떤 장점이 있는지 등을 담은 아티클을 공유했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디스콰이엇은 최근 Pre-A 투자까지 받기도 했죠.
디스콰이엇처럼 제품이나 회사 자체를 론칭하는 과정을 대중에 먼저 공개하여 팬층을 미리 확보하는 '프로세스 이코노미' 전략을 취하는 국내외 스타트업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국내에는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책이 출간되며 이 개념을 그대로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단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에서는 이를 '빌딩 인 퍼블릭(Building in Public)'이라는 조금 더 직관적인 단어로 부릅니다.
해당 블로그에서는 여러분들께 이해가 쉬운 주로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단어를 사용할 예정이고요.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개념과 장점, 진행 방법, 그리고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통해 성장한 20개의 스타트업 사례를 집대성하여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Part 1. 프로세스 이코노미란?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창업가가 회사와 제품을 구축하면서 그 과정을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창업을 통해 얻은 것과 겪는 고충, 배운 점, 스토리라인, 비즈니스 수치 등을 공유합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통해 구축된 사업은 "열린(Open)" 혹은 "투명한(Transparent)" 스타트업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조용히 운영되는 "스텔스 스타트업(Stealth Startup)"과는 정반대의 개념인 거죠.
수년 전만 해도 창업자들은 창업 후 몇 달 동안이나 스텔스 모드로 머무르며, 사업 아이디어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대중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의 장점이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따라 하여 생기는 리스크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증명되며 더 많은 창업자들은 그들의 창업 여정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개념을 처음 들으신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창업자의 이야기를 흥미로워할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창업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음의 두 부류입니다.
창업자를 지지하는 그룹 : 창업자의 친구들이거나 스타트업 자체에 대해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고객 :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자는 비즈니스의 최신 소식을 받고 싶어 합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당신의 기업가로서의 여정을 지지하는 세력을 구축할 수 있으며 고객과의 끈끈한 관계도 맺을 수 있습니다.
Part 2.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장점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1) 대중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의 기능, 디자인, 전략 등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자 하는 고객과 지지 세력과 소통하며 채널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2) 구매를 증가시킵니다.
고객에게 피드백을 구하고 이를 실제로 서비스에 반영하면, 고객은 스스로를 서비스의 일부로 여기게 됩니다.
3) 신뢰를 상승시킵니다.
고객과 강한 연결고리를 만들게 되면, 고객은 필요할 때 여러분을 돕거나 재방문 고객으로 머물 수도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4)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스스로를 포지셔닝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된다면, 사람들은 그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여러분을 연관시킬 수 있습니다.
5) 인재와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많이 노출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와 함께하거나 투자하고 싶어 합니다. 사람들은 투명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Part 3. 프로세스 이코노미 실현 방법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구축할 때 필요한 콘텐츠와 채널을 소개하겠습니다.
1. 콘텐츠 주제
아래는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실행하는 많은 창업가들이 주로 만드는 콘텐츠의 주제입니다.
현재 작업 중인 제품과 기능의 스크린샷
비즈니스 수치와 성취한 마일스톤
개발, 마케팅, 채용 등과 관련된 영리한 전략
기능 에러를 수정한 내용과 론칭된 신규 기능 및 프로젝트
해당 산업 군 혹은 회사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인사이트
겪고 있는 어려움과 극복 방식
제품과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 및 피드백 요청
사용자에게 얻은 피드백의 인용구나 스크린샷
과거에 공유했던 내용 업데이트
하루 혹은 일주일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와 함께 현재 미뤄지고 있는 업무 내용
반드시 위에 제시된 주제의 콘텐츠만을 구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잠재 고객과 연결될 수 있는 콘텐츠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아요.
또한, 많은 창업가들이 론칭 직전 1-2주만 콘텐츠를 공유하고 이후에는 여정을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짧게 공유하는 것은 대부분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효과를 불러오지 않습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에서 꾸준히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2. 공유 채널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트위터, 링크드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채널에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한 채널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채널에서 꾸준히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회사까지 키워간다는 것은 시간 소요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콘텐츠를 공유할 채널을 결정하는 것은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채널을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채널의 시장 적합성(Channel Market Fit)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여러분의 잠재 고객이 주로 어떤 채널에 머물러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여러분이 B2B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창업자라면 틱톡이 부적합한 채널일 확률이 높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채널의 창업가 적합성(Channel Founder Fit)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즉, 창업가로서 여러분이 편하게 다룰 수 있는 콘텐츠를 찾는 것이죠. 아래의 두 가지를 생각해 보세요.
어떤 형태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시나요? (예: 영상, 오디오, 텍스트)
어떤 플랫폼을 가장 좋아하며, 어떤 플랫폼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소요하시나요?
아래에 프로세스 이코노미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채널의 예시를 소개하겠습니다.
1) 트위터
트위터는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실행하는 가장 흔한 채널 중 하나입니다. B2B, B2C를 막론하고 IT 기반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창업가들에게 가장 적합한 채널이죠.
트위터의 가장 큰 장점은 '바이럴' 효과입니다. 리트윗과 좋아요 몇 개만으로도 여러분의 트윗은 수백 명의 사람들, 그것도 여러분을 팔로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블룸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Bloom Institute of Technology)'의 창업가 오스틴 올레드(Austen Allred)와 '패스트(Fast)'의 창업가 돔 홀랜드(Domm Holland), 그리고 '마이티(Mighty)'의 창업가 수헤일 도시(Suhail Doshi)가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통해 어마어마한 트위터 팔로워를 모은 창업가의 사례입니다.
2) 링크드인
링크드인의 특성 덕에, 링크드인은 모든 B2B 제품에 적합합니다. 링크드인 피드에는 1촌 팔로워가 아닌 2촌, 3촌 팔로워들의 콘텐츠가 많이 노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여러분이 적은 수의 네트워크와 팔로워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여러분의 콘텐츠에 반응하면 포스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스틴 웰시(Justin Welsh)는 링크드인에서 다양한 디지털 제품을 구축하였고, 현재 16만 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저스틴은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통해 수백 개의 판매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콘텐츠로 공유합니다.
3) 뉴스레터
기존 고객과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고 회사의 의사 결정 과정에 기존 고객들을 참여시키고 싶으시다면 뉴스레터가 좋은 채널이 될 수 있습니다.
1주일 혹은 1달에 한 번, 우리 회사가 어떤 것을 해내고 있는지, 그리고 최근 론칭된 기능은 무엇인지를 공유하고 고객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해 보세요. 아비드 칼(Arvid Kahl)은 피드백 판다(FeedbackPanda)라는 SaaS를 구축할 때 뉴스레터를 활용했습니다. 아비드는 서비스 구축 과정과 마일스톤, 작업 내용의 스크린샷 등을 뉴스레터로 공유하여, 기꺼이 서비스를 주변에 공유하는 팬들을 많이 모으게 됐죠.
4) 틱톡
정말 많은 사람들이 집 인테리어 과정을 틱톡에 공유하는 것처럼, 여러분도 비즈니스의 구축 과정을 틱톡에서 공유할 수 있습니다. 틱톡의 가장 큰 장점은 '바이럴' 효과입니다. 사용자들이 계속해서 시청하고 반응하는 영상은 수백만 명에게까지 전파될 수 있고요. 틱톡은 주로 10대나 청년을 타깃으로 한 B2C 서비스의 창업자들에게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사이드 허슬 스택(SideHustleStack)은 이러한 특성에 잘 맞는 제품으로, 주로 젊은 사람들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는 웹사이트입니다. 따라서, 이 웹사이트는 틱톡에서 여러 차례 바이럴 됐습니다.
틱톡에서 #entrepreneurlife나 #buildingabusiness와 같은 해시태그를 검색하시면, 다른 창업가들이 어떻게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실현하고 있는지 사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커뮤니티
틱톡이나 트위터 같은 SNS에서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구축하면, 잠재 고객이 아닌 사람들에게 대부분 도달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 제품과 연관성이 있는 커뮤니티에는 여러분의 제품에 관심도가 높은 사람들이 많을 가능성이 더 높겠죠. 우리 분야와 관련한 커뮤니티 중 활발한 곳이 있다면 효과가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커뮤니티는 온라인 포럼이나 페이스북 그룹 또는 링크드인 그룹, 슬랙이나 디스코드 등의 형태로 형성되어 있을 거예요.
만약 여러분이 특정 업계에서 어느 정도 활동했다면, 아마 커뮤니티 몇 개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검색을 해보거나 주변인과 고객에게 물어보는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찾아보세요. 제 두 번째 사업인 스카우스(Scouth)는 창업가들과 비즈니스 종사자들을 위한 커뮤니티인 트렌드VC(Trends.vc)를 기반으로 구축했습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스탠드업'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여기에는 매일 내가 한 일과 과거에 했던 성과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는 스카우스와 관련한 나의 활동을 공유할 만한 훌륭한 플랫폼이며, 잠재 고객에게 노출되기에도 좋은 장소이죠.
6)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와 트위치 같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은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실현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코딩을 하는지, 디자인을 하는지, 또는 다른 업무를 진행하는지를 보고 싶어 합니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은 다른 SNS에 비해 바이럴 효과가 낮은 편입니다. 트위터와 틱톡에서는 새로운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발견하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러운 반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본인의 흥미를 찾아야만 합니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장점은 다른 SNS에 비해 추가 업무가 필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미 진행한 디자인이나 코딩 작업을 잘 녹화해서 스트리밍에 올리기만 하면 되는 끝이죠.
스타트 리액트 네이티브(Start React Native)의 윌리엄 캔딜론(William Candillon)은 유튜브를 통해 어떻게 본인이 UI 키트를 개발했는지를 스트리밍 했습니다. 아무도 영상을 보지 않더라도, 윌리엄은 스트리밍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였어요. 결국에는 윌리엄의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었고요. 90명 이상의 시청자들이 해당 키트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Part 4.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사례 20가지
1) 2013년 : '버퍼(Buffer)'
언제, 어떻게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주목받기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버퍼의 CEO 이자 공동창업자인 조엘 개스코이네(Joel Gascoigne)가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개척자 중 한 명이라는 것은 명확하죠. 2013년, 버퍼는 회사의 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공개했는데요. 버퍼의 2번째 핵심 가치로 "투명성이 기본값(Default to Transparency)"을 꼽았습니다. 또한, 버퍼는 극단적 투명성을 지향했고요. 매출과 사용자 수, 직원의 급여와 처우 등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업가 커뮤니티의 멤버들은 버퍼의 투명성을 매우 좋아했고요. 조엘을 지지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사용자들은 버퍼에 대해서 열광했고, 더욱 큰 충성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버퍼의 직원들은 더욱 신뢰받는 업무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즉, 모든 사람이 이익을 얻게 된 것이죠.
2) 2014년 : '고스트(Ghost)'
2014년 고스트의 연간 리포트에서 고스트의 창업가인 존 오놀란(John O'Nolan)은 비즈니스 수치와 업무를 조금 더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비영리 오픈 소스 조직이 된 고스트에게 '오픈 스타트업(Open Startup)'이라는 컨셉은 여러모로 적합했죠. 해당 리포트에서 존은 2014년의 매출과 사용자 수를 공유했고요. 그 이후로 오픈 스타트업 프로필 페이지 및 인사이드 고스트 블로그에서 비즈니스 수치와 배운점, 그리고 미래에 진행할 프로젝트를 투명하게 공개했습니다.
3)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제대로 구축한 창업가 사례
창업가 | 회사 | 창업가 트위터 |
---|---|---|
오스틴 올레드(Austen Allred) | Bloom Institute of Technology | |
돔 홀랜드(Domm Holland) | Fast | |
수헤일 도쉬 (Suhail Doshi) | Mighty | |
폴 야쿠비앤 (Paul Yacoubian) | Copy AI | |
제이콥 그린필드(Jakob Greenfeld) | 다양한 제품 | |
아담 와탄 (Adam Wathan) | TailwindCSS | |
앤드리 아지모브(Andrey Azimov) | Web3 관련 프로젝트 | |
아비드 칼(Arvid Kahl) | 다양한 디지털 제품 | |
대니 포스트마(Danny Postma) | Rare Blocks | |
케니스 캐셀(Kenneth Cassel) | Vim | |
앤드류 개즈에키(Andrew Gazdecki) | MicroAcquire | |
데이비스 베어(Davis Baer) | OneUp | |
마이크 윌리엄스(Mike Williams) | Everything Marketplaces | |
제임스 어빙스(James Ivings) | Leave Me Alone | |
길에그메 리조(Guilherme Rizzo) | CSS Scan | |
대몬 첸(Damon Chen) | Testimonial | |
알리 살라(Ali Salah) | Instatus | |
모니카 렌트(Monica Lent) | Affilimate and Blogging for Devs | |
노아 브래그(Noah Bragg) | Potion | |
레어 바삼(Leo Bassam) | Plut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