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업이든 투자금은 마중물이 돼서 기업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최근 미국 벤처캐피털의 경우 극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쏠리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투자 규모가 작은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회수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분위기가 이렇다고 해도 창업자의 입장에서 초기 투자는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4번의 투자유치를 성공하고, 현재도 다시 한번 펀딩 라운드를 진행 중인 비즈니스캔버스 김우진 대표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년 만에 73억 투자 받은 IR 전략의 시크릿’이라는 제목도 호기심을 일으키지만 더불어 제품, 지표도 없이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스타트업에게 큰 규모의 투자유치는 큰 성과로 여겨집니다.
물론,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미래의 계획뿐만 아니라 스테이지가 높아질수록 과거의 성과 역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투자유치는 긍정적인 사업 현황과 미래를 어느 정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계에 계신 대부분의 분들이 창업을 한 본질적인 이유는 각자가 그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자금 조달은 많은 경우 반드시 필요하고, VC 등 투자사로부터의 지분 투자유치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스타트업에게 투자유치는 결과가 아닌, 본질적 비즈니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겠지요!
비즈니스캔버스는 법인을 설립한지 만 2년 1개월이 된 아직 초기 스타트업이고, 저희보다 투자유치에서도, 사업 본질에서도 더욱 빠르게 성장한 곳은 많을 거예요. 그럼에도 제가 이번에 투자 전략에 대해 강연을 하게 된 건 어찌 보면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필요한 투자유치에 생각보다 많은 창업가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결국 사업은 창업팀이 꾸려나가야 하는 숙제지만, 충분히 좋은 제품과 사업 잠재력이 있음에도 이러한 자금조달의 방법론적인 어려움으로 빛을 보지 못하는 창업가분들이 적어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저는 경영컨설턴트에 있다가 3년 전에 스타트업계에 들어와 그간 4번의 투자유치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현재도 다시 한번 펀딩 라운드를 진행 중인 경험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투자유치는 정형화된 프로세스가 아닌, ‘파트너'를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즉, 가만히 앉아 나의 사업모델과 IR 자료를 가다듬는다고 저절로 매칭이 되는 것이 아닌 거죠. 내가 나의 짝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고 찾아다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많은 초기 스타트업이 나의 제품과 사업에는 관심이 많지만, 사업의 진행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인 투자사에 대한 리서치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느꼈어요. 단순히 투자사의 명성을 넘어, 투자사의 포트폴리오, 투자사의 최근 동향, 펀드 현황, 그리고 내가 해당 하우스에서 만나야 할 투자심사역에 대한 조사까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될수록 좋은 파트너를 만날 확률은 높아질 것은 당연합니다.
둘째,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까지는 IR 미팅 몇 번이 아닌, ‘신뢰 관계'를 쌓는 과정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시드투자를 받아야 하는 극초기 스타트업이 완제품이 있고, 나아가 좋은 지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이미 대부분 초기 스타트업이 아니겠지요?:) 어쩌면 초기 기업으로서 그럴듯한 제품과 지표가 없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일테지요. 그렇기에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과정' 자체가 투자자분들께는 좋은 스타트업인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결과'들일 수 있어요.
비즈니스캔버스의 경우, 투자자분들께 이러한 가설검증의 과정을 효과적인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신뢰'를 쌓아갈 수 있었어요. 초기였기에 대단한 정량적 비즈니스 결과보다, 스마트한 전략과 폭발적인 실행력으로 가설을 검증해나가는 저희 팀의 역량 자체를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셋째, 투자자를 설득하는 일은 어느 정도 투자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사업과 제품, 시장을 바라보고 해야 합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컨설턴트로서 일했던 제가 스타트업계에 들어온 후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일인데요. 많은 초기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가 창업가 개인의 입장에서 제품에 대한(다소 편향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졌다는 것입니다. 사업계획서의 목표가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라면, 투자자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우리가 플레이하는 시장이 얼마나 크고 매력적이지, 그 안에서 우리의 제품은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는지, 어떻게 우리는 그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고 확장해나갈 것인에 대해 훨씬 더 자세한 리서치와 분석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투자사 입장에서 “왜 우리 사업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그로 인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익이 예상 가능한지"조차도 창업자가 능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평소 알고 계셨던 ‘상식'과는 다소 벗어날 수 있는 여러 사례들을 글에 다 담을 수 없어 실전의 이야기들은 강연에서 가감 없이 나누고자 합니다. 창업가로서 투자유치에 대한 본질적인 시각 자체를 바꾸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그럼 강의에서 뵙길 고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ritten by 김우진(비즈니스 캔버스 대표)
Edited by 레아